욕심
욕심이라면 무엇을 바라는 마음일텐데...
욕심이란 어찌보면 인간에게 없어선 안될
살아가는 에너지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나의 욕심은 어디서부터 출발하였을까.
어머니 뱃속부터 인가?
아님 세상에 눈뜨고 나왔을 때부터
어머니 젖을 빨기 위한 생의 첫 몸부림부터일까?
인간의 생존욕구를 채우기 위한 그것이
생리적인 욕구라면...
욕심은 욕구를 채우고자하는 마음이지 싶다.
그러나 기초적인 욕구충족을
우리는 욕심이라 하지 않는다.
욕심은 생리적인 욕구를 지나쳐
그 외적인 모든 것에 대한 원하는 바를 이루려는
에너지를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욕심이 없다면 성인군자가 아니던가.
성인군자라면 몰라도 인간에게 주어진 그 마음은
어쩌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나에게 있어 욕심은 무엇이었고
지금 나의 욕심은 무언가?
앞으로의 욕심은 어떻게 변화되고 요구할 것인가.
아직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다.
나에게 있어 욕심은 유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어려움을 거치면서 실제 욕심을 낼만한 여건과 환경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지만
사실상 없었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세상에 눈을 뜨고...
사회에 진출하기 전 집안의 형편이 좋아지면서
하나씩 둘씩 나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마음들이
생겨난 것으로 여겨진다.
첫째는 재물이었다.
돈이 있으니 욕심을 채우는 매개로 최선이었고
그 돈으로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친교를 나눌 수 있었다.
물적인 욕심을 채우기에 그것만큼 좋은 수단이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좋았고
돈이 있어 넉넉한 마음이 되어
마치 욕심없는 사람처럼 살았던
청년기와 사회초년병 시절은 부자처럼 행세할 수 있었다.
두번째는 사람에 대한 욕심이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나의 성격은
시도 때도 없이 친구들을 불러 모아 술하기를 좋아했었다.
나를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
좋은 관계부터 나빴던 관계까지
대략 잡아도 수천명은 될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는 명예에 대한 욕심이었다.
인간의 욕구 중에 높은 단계에 있는 존중받고 싶은 욕구나
자아를 실현하려는 욕구가 40대 초반부터 있었다.
명예를 갖는 일은 앞장서기를 좋아하는 나의 성격과도 무관치가 않았다.
명예는 권위가 동반하는 것으로 아무에게나 주어지진 않는 것.
역시 명예는 내가 아닌 다른 이들로부터 쌓여지는 권위라 생각하면
이 문제는 설익은 과일과 같은 문제다.
명예와 관련되어지지만
실제론 그 성질이 다른 권력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그러나 권력은 막대한 조직이나
방대한 인간관계에서나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 조직이나 방대한 인간관계랄 것은 없다.
나의 일터는 조직이 아니기에 더군다나 앞으로 권력과 관련하여
욕심을 채우게 될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 회억해 보면...
나에게는 이런 일반적인 영역의 욕심이었다.
누구에게나 있는 욕심이다.
지금 지천명을 앞에 둔 나는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내 욕구를 충족되었던 역사들은 있었을 것이지만
다 찰라같은 순간적인 환희였고 기쁨이었다.
이렇게 보면 욕심의 결과는 남기는 것이 없다.
허무한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종교에선 무욕을 가르친다.
욕심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없어선 안될 일이지만
욕심이 과하면 사람을 서서히 죽이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두말 할게 있겠는가.
욕심이 과하여 사람을 죽이고,
욕심이 과하여 찬구를 잃는다.
욕심이 과하여 생을 즐겁게 살지를 못하고
욕심이 과하여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나는 지금 욕심낼 힘조차도 없다.
의욕이 상실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지도 모른다.
조금만 지나면 환갑이고,
조금만 더 지나며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끼니를 굶지 않으니 생리적인 욕구는 채웠고
집과 가족이 있으니 소속과 안전에 대한 욕구도 채웠다.
일터와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도 채웠고
내가 삶의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것은
어차피 죽어서도 이룰 수 없는 허황됨이니
그건 아예 마음을 비우니 그것으로 만족이다.
욕심을 비우는 일이 잘 사는 일이란 결론을 도출하고 싶다.
나를 비롯,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욕심으로
돈을 잃고, 사람을 잃고, 명예를 잃고 살 수 있음을 간과한다.
마음을 비운 이들이 존경받는 이유는...
욕심없는 삶을 통해 맑은 영혼을 소유할 수 있었고
맑은 영혼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영위할 수 있었다.
맑은 영혼의 욕심없이 사는 아름다운 사람들...
세상사를 다룰 수 있는 정말 능력있는 사람들은
마음을 비우고 전부를 비운 사람일 것이다.
세상살이에 필요한 적당한 욕심만 있으면 될 일을
자기 그릇과 다르게 과한 욕심은 접는 것이 좋은데...
왜 그것이 잘 안되는 것일까?
이게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인가?
裕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