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회억록 16
yousong
2009. 6. 30. 21:15
2005년 07월 18일
아.... 한강~!!
한강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더운 여름을 압박이라도 가하는 듯
내려 눌린 고층빌딩과 강변의 아파트와 사람과 사람들.
수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강물 비린내가 살랑 내 코를 건들고는
이내 사라져 버리는 한강물은 도도했다.
그 도도한 만큼이나 녹황색의 물빛이 힘세 보이고
우람한 물의 근육을 드러내며 유유히 흐르고 있다.
하늘엔 형형색색의 연들이 나르고
강변의 카페엔 음악이 흐르고
연인들끼리 손을 잡고, 어깨를 엮고 콧노래를 부르며 천천히 걸어 간다.
푸른 잔디 위에는 가족들과 피서나온 사람들...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들과 축구를 하고
여기저기 소리없는 몸짓만으로 열변을 토하는
술 한잔에 온 인생을 건 듯한 사람들의 모습들.
황혼이 드리워진 한강의 다리 위로 지나가는 전동차...
하나 둘씩 켜지는 한강변의 불빛들.
자전거로... 인라인 스케이트로...
열심히 운동하는 여인네의 헐떡거리는 숨소리도
한강이 없었다면 볼 수 없을 풍경들이다.
그냥 벌러덩 누웠다.
여전히 비릿한 강내음이 코끝을 스친다.
눈을 감았다.
꿈을 꾸었나 보다.
누군가의 무릎 베고 잠들다 일어난 사람처럼
눈비비며 사람을 찾기 위해 두리번 거렸나 보다.
주변은 온통 그림자들의 움직임만 눈에 들어 온다.
한참 지난 후, 그제사 맑은 기운이 돈다.
갈 길...
가야지... 또.
裕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