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상

[스크랩] 작은 연못(양희은) - 냉이별꽃

yousong 2010. 5. 20. 08:17

 

 

 

 

 

 

 

 

 

 

 

 

 작은 연못....냉이별꽃

(양희은)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에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 위에 떠오르고
그놈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 속에선 아무 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푸르던 나뭇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져
연못 위에 작은 배 띄우다가
깊은 속에 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 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출처 : 아트힐
글쓴이 : 론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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