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단상

어느 날 문득

yousong 2004. 9. 19. 22:15

숨죽인 듯 바람이 불어와

내 처연한 슬픔 모두 알았다는 듯

긴 시간 옹이진 상처 속으로

초인종을 누른다.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시간

질벽의 난간으로 끌려서 온 길

굽이쳐 흘러와 나 지금 서 있다.

 

부러진 청춘 조용히 굽어보면

밟고 온 길 흔적 하나 보이지 않고

무심히 그냥 불러본 하늘에

별들만 철없이 내려와

내 목을 끌어 안는다.

 

하늘은 투명한 가을빛이건만

뜻도 모른 채 달려온 내 생의 여정

휘청거리는 등불 달고

반환점도 모르는 공포들만 쌓인다.

 

裕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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