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단상

꽃씨 하나 심고...

yousong 2004. 10. 24. 00:36

억겁의 세월이 흘렀다

마음의 밭 깊게 갈아온 시간 속

문득 바람에 실려온 꽃씨 하나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심고 다독거렸다

 

봄 가고 여름이 와 기대 속에

소식 하나 있나 가슴 열어 보았으나

가을 뒤 겨울이 와도 얼음 속에 갇혀만 있어

조심스레 기다려야만 했다

꽃씨 하나, 침묵 속에 잠자는 듯 누워만 있다

 

날쌘 영민 무리들 떼지어

빈 가슴 위로 다투어 밟고 지나쳐 갔다

삶은 무엇인지 더듬거려 물어 보았으나

생은 왜 그리도 빨리 굴러만 가는지....

 

마음밭에 심은 꽃씨 하나는

아직도 새봄을 기다리고 있다

 

裕松

'새벽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과 바람  (0) 2004.11.21
난 아직 모르잖아요  (0) 2004.11.11
별은 빛나건만...  (0) 2004.10.14
어느 날 문득  (0) 2004.09.19
새벽단상  (0) 2004.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