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질 않는다.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하려 해도
그 놈의 잠은 나와는 요원한 관계여서
각성상태에 빠져 있는 시간의 연속이다.
열흘 정도의 휴가와 업무출장으로 인해
일터를 떠나 살아서 그러한가...
일터로 돌아온 나는 이틀째 잠을 못이루고 있다.
새벽에 책상에 앉아 이러니 저러니...
넋두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수면부족과 기분장애를 확실히 자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젊었을 시절엔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
밤을 꼬박 지새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중년기에 들어 잠 못든다는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자연의 순환적 요소로서의 나...로서
너무나 자연스런 현상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잠 못드는 현상까지도
온갖 상상과 쓸데 없는 생각으로
몰입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그 주된 원인을 파악하려는 것 자체가
과거에 없던 나의 모습이기에
노인의 특성을 스스로 발견하게 된다.
어쨌던 난 요즘 비정상적이다.
그 현상 중에 두드러진 것이 수면장애이고,
그 다음이 기분장애이다.
우울했다가 즐거웠다가...
양극성 장애, 조울증 현상을
내가 직접 경험하고 있다.
벌써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그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갔다.
나를 못살게 굴던 지긋지긋했던 모기는 어느새 뚝이다.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는 이 새벽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가을이 저만치 있다가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오고 있다.
올 가을엔 넋두리를 종종 쓰고 싶다.
예전에 즐겨했던 산책도 하며 사색하는 시간을 늘려가고 싶다.
플래닛에 깔아 두었던 음악을 반복적으로 들으며
뱉어내는 넋두리가 모처럼 문자화되고 있으니
혼자인가 보다.
과거엔 주로 혼자 있을 때 낙서를 했다.
그래야만 기분도 감성도 각성되어서
마구마구 읊조려도 낙서가 되었었는데...
과거로의 여행을 하는 듯한 이른 아침이다.
좀 있으면 해가 뜰터인데...
밤을 꼬박 샜지만 기분은 한결 가벼워졌다.
부산하게 움직일 시간이 됐다.
빨래로 하루를 시작할까?
오늘도 종일 페이퍼웤에 매달려야되는데...
커피 한 잔으로 기분을 새롭게...!!
裕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