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개의 사진을 보다가...
무엇을 그리 고민하고 있는 지 생각하다
메여 사는 놈이 무슨 낙으로 살까 싶어
이 놈과 함께 새벽산책을 다녀왔다.
동녘은 이미 밝아 오기 시작했고
멍개와 둘이서 씩씩거리며 뒷 산을 올랐다.
이른 아침,
소쩍이의 소리가 가까이서 들리는가 싶더니
중턱에선 잠못 잔 뻐꾸기의 울음이,
저 멀리 산허리 아래 대숲에선 동박새들의
공중 곡예하는 놈,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겨 다니는 놈,
가지마다 참새들이 아침반상회를 하는 지
온갖 소리로 대화를 나눈다.
모처럼 산을 올라 그런가...
숨이 차다.
멍개는 뭐가 신이 나는 지 씩씩하기만 하고
거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여명이 밝았다.
산으로 오르는 길 가에는
이제 부모로부터 갖 독립했는 지 앙증맞은
앉은뱅이 찔레꽃이 얕은 숲가에 피었다.
오솔길을 따라 걷는 일...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땀이 베인 웃도리가 찰싹 달라 붙는다.
멍개도 나른한 지... 지 집으로 들어가고
난 나대로 내 숙소로.
새 날, 새롭게 시작하자.
멍개~!!
피곤하지? 잘 자라 이 놈아.
裕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