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은퇴

yousong 2006. 3. 4. 09:10

젊었던 날...

이 나라와 이 사회를 위해 사회운동과

농촌여성운동을 했던 은사님.

그 분의 남편도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치렀다.

후에 국회의원도 역임하셨던.

 

오늘 그 분이 은퇴를 하신다.

후학들을 기르시고 가르치셨던 은사 님.

자주 찾아 뵙지는 못했으나

늘 마음으로라도 존경했던 은사 님은

오늘 정년 퇴임을 하신다.

 

인생은 살아 온 결과도 중요하지만

걸어온 역정을 되돌아보고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은사 님은 농촌여성에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해 끊임없는 활동을 폈쳤었다.

당시, 농촌여성은 사회에서 무관심하던 분야였다.

 

사회복지를 가르치고 현장에 있는 본인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분.

사람이 살아가는 푯대를 제시해 주셨던 분이다.

사랑을 부르짖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으나

공허한 울림으로 끝나 버리는 이 사회의 사랑을 외치는 자들...

울리는 징과 꾕과리같은 공허하고 요란한 소리만

울리는 이 사회에서 교수 님을 대할 때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은퇴가 주는 의미는 실로 많을 것이다.

요즘 사회에 내 나이쯤 되면 은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은퇴 후에 펼쳐질 또 다른 인생에 대해서도 생각해야만 한다.

인생의 목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조바심이 자주 인다.

 

내 결혼식순은 특이했다.

당시 학과장 교수 님이 주례를 서셨는데

주례와 신랑이 함께 손을 잡고 입장하고

카톨릭 예식처럼 신랑신부가 결혼서약을 직접 낭독하고

은사 님 세 분이 증인으로 단에 올라  서약을 받으시고

총장 님이 축도를 해 주셨던 결혼식이었다.

 

그렇게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아내도 이젠 사회복지현장을 책임지고 독립했다.

이렇게나마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힘을 갖게 했던 동기는

오늘 은퇴하시는 은사 님 덕이다.

 

사회복지...

그냥 직업으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과 사명감없인 아예 하질 말라고 하셨던 은사 님.

가정을 이루는 것...

사회에 대한 독립이자 책임이라 하셨던 은사 님.

 

내 생의 출발을 지켜보시고

인생의 목표를 제시하셨던 그 분.

오늘 그 분의 은퇴식을 위해 후학들이 만들었다.

늘 한 길을 걸으셨던 은사 님의 제 2의 인생에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한다.

 

裕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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