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걸으며

영랑생가

yousong 2005. 4. 2. 00:31

동백꽃의 수액만을 고집하는 동박새.

제법 덩치가 큰 그 놈은

동백의 가슴을 풀어 헤치고

대가리를 쳐박고 먹이를 빨아댄다.

이상하리만치 정숙하게.

 

대숲에서 부는 바람소리는

한 여름 소낙비를 닮았지만

스산한 김영랑의 생가에는

젊음을 다시 터트리려는 듯

모란이 꽃대 위로 눈을 틔우고 있었다.

 

裕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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